재무제표 체크 by 피터린치 (feat. 덕산하이메탈)
언제 읽어도 좋은 투자자의 필독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제13장 중요한 숫자들의 내용을 정리한 후 실제 종목을 검토한 사례 입니다. 검토 대상 종목은 덕산하이메탈 입니다. 덕산하이메탈은 FC-BGA 에 들어가는 MSB(Micro Solder Ball)를 생산하는 업체로, 고성장주이면서 덕산넵코어스 지분 약 60%와 덕산네오룩스 지분 약 37%를 가져 자산주 성격을 겸비한 종목 입니다.
피터린치는 저서에서 사업보고서를 살펴볼 때 '연결재무제표' 파트로 직행한 다음, 중요한 숫자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재무제표 검토 시 주요 확인사항
(1)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특정제품 때문에 어떤 회사에 관심을 가졌다면, 해당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봐야합니다. 그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다면, 제품이 잘 팔려도 주가 반응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2) PER
PER = 회사의 이익 성장률 입니다. 만약 코카콜라의 PER가 15배라면, 회사의 이익이 연 15% 성장한다는 의미입니다. PER가 이익 성장률보다 낮다면, 그 주식은 헐값인 상태입니다.
좀 더 복잡한 공식을 사용하면, 배당까지 고려해서 이익성장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익 장기성장률을 구하고, 배당수익률을 더한 후 PER로 나누면 됩니다. 이게 1보다 작으면 부실하고, 1.5 내외면 양호하지만, 진정한 투자 대상은 2 이상인 경우 입니다.
(3) 현금 보유량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 환금성이 높은 자산 계정을 합산한 금액에서 장기부채를 차감한 후 유통주식수(왜 발행주식수가 아닌, 유통주식수인지 의문입니다만 일단 책 내용 그대로 표기합니다)로 나누어주면 주당 순현금이 나옵니다.
참고로 단기부채가 아닌, 장기부채만 차감하는데 단기부채는 재고자산 등 다른 자산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사의 단기부채가 너무 많다면 이 방식을 그대로 따르면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
주가에서 주당 순현금을 차감한 후 PER를 계산하면, 그 회사가 얼마나 저평가 되어있는지 더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당 순현금이 음수라면 주가에 가산해서 고평가 정도를 확인해야 겠지요.
(4) 부채 요소
주주 지분 75% / 부채 25% 가 표준이고 부채 수준이 이보다 더 많으면 취약한 상태 입니다. 기준이 좀 빡빡한데, 아무튼 부채가 많으면 위기가 왔을 때 버틸 체력이 약하다는 의미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부채에는 은행대출금과 장기차입금이 있는데, 은행대출금의 경우 은행이 상환을 요구할 경우 갚아야 하므로 위기 상황에서는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대개 회사채 형태이므로 채권자가 회사에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없고, 따라서 은행대출금보다는 더 안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재무제표 주석에 차입금 내역이 제법 상세하게 나오므로 회사채로 조달한 것인지 은행차입으로 조달한 것인지 확인 가능합니다.
(5) 배당 & 배당을 빠짐없이 주는가?
배당은 주가 하락 시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은 배당에 쓸 돈을 사업 확장에 사용하므로 훨씬 빨리 설장한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지만, 어쨌든 배당을 목적으로 투자한다면 경기침체 시에도 배당을 지급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배당성향이 낮은데도 배당수익률이 높다면, 경기침체 시에도 배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국내에는 이런 종목이 많습니다만.. 배당성향이 낮고 경기침체 시에 충분히 돈을 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줄이는 회사도 많으니 과거 배당 추세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6) 장부가치
장부가치와 회사의 실제 가치는 거의 관계가 없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철강회사의 제강 설비, 의류업체의 옷 등은 장부가치와 실제 청산가치 사이의 차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PBR이 낮다는 이유로 안심하면 안됩니다. 자산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으나 부채(차입금)는 실제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위기가 닥치면 곤경에 처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7) 숨은 자산
수십년전의 취득원가 기준으로 토지 금액을 계상하고 있는 회사들을 의미합니다. 이 뿐 아니라 종속회사나 관계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회사의 가치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 숨은 자산을 보유한 회사의 범주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업권에 대한 예시도 나오는데, 코카콜라의 경우 콜라 병입 사업 독점권을 인수하여 이를 영업권으로 계상했을 때 40년 상각으로 처리하지만, 실제 이 독점권의 가치는 매년 상승한다는 측면에서 숨은 자산에 해당됩니다. 영업권 일부를 이익에서 상각해서 실제 이익이 과소 계상되고 있고, 상각이 끝나면 이익이 정상적으로 반영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를 인수했을 때는 시장이 이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던데 잘 지켜봐야 겠네요.
이월결손금 예시도 나옵니다. 이월결손금이 많은 회사는 이익 턴어라운드 시 이월결손금을 까면서 세금을 안내기 때문에 세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후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8) 현금흐름
장치산업에 속하는 회사들은 설비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비용 지출이 따릅니다. 말하자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하는 상황인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금흐름은 주가 산정에 유용한 척도가 됩니다. 특히,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뒤 남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중요합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항상 강조하는 개념이지요.
(9) 재고
재고 증가는 대개 나쁜 신호 입니다. 재고가 매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 위험 신호 입니다. 그러나 이는 업종마다 다르고 확인 시점마다 다르니 잘 가려서 봐야 합니다.
(10) 연금제도
국내 사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라 생략합니다.
(11) 성장률
'성장'과 '확장'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성장의 핵심은 원가를 낮추고 가격을 올려서 이익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에서 나옵니다. 이익이야말로 진정으로 중요한 성장률 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PER 20에 거래되는 이익성장률 20% A기업이 PER 10에 거래되는 이익성장률 10% B기업보다 더 좋습니다. 만약 두 회사 모두 EPS가 1달러인 상황에서 10년이 지나면 A기업의 EPS는 6.19달러이고, B기업의 EPS는 2.59달러 입니다. 각 기업의 EPS에 PER 20, 10을 각각 곱하면 주가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A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박해져서 PER가 15로 내려간다고 해도 B기업보다 주가상승률이 더 높습니다.
| 덕산하이메탈 검토
(1)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1Q22 보고서 기준으로 보면 솔더볼(일반 솔더볼, 솔더 페이스트 및 파우더 포함)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업황을 감안할 때 MSB 매출은 상당폭 올라갈 것이고, 당사는 이미 해당 제품 글로벌 1위인데다가 증설까지 하고 있습니다. MSB가 투자 포인트라면 덕산하이메탈을 고른 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2) PER
FnGuide에서 제공하는 컴퍼니 가이드에서 확인한 2022-07-22 기준 밸류에이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EPS 장기성장률을 보겠습니다.

연도별 성장률을 구한 후 이를 단순평균하면 38%, CAGR을 구하면 34% 가 나옵니다. 배당은 없으니까 CAGR 기준으로 trailing PER 10.99로 나누어주면 3이 나오네요. forward PER 7.99로 나누면 4.2 정도 나옵니다. 훌륭하군요!
(3) 현금 보유량
1Q22 기준 금융자산이 없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51억원만 뽑아두겠습니다. 장기차입금이 13억원 밖에 안되는 관계로 비유동부채 전체를 다 합쳐서 보면, 154억원 입니다. 장기차입금 기준으로 주당 순현금을 계산하면 현금성자산이 한참 남지만 비유동부채 전체로 보면 현금성자산이 좀 모자란 상태입니다.
책에 나온 그대로 (현금성자산 151억원 - 장기차입금 13억원) / (유통주식수 19백만주) = 주당 726원이 나오네요. 유통주식수는 발행주식수 45,437천주 * (1 - 주요 주주 비중 58%) = 약 19백만주 로 계산했습니다. 저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주당 현금액은 회사 유동성에 문제가 없겠구나~ 정도 느낌으로만 받아들이겠습니다.


(4) 부채 요소
덕산하이메탈의 부채비율은 '17년 이후 가장 높은 게 '21년말이었는데, 이것 조차 19% 였습니다. 부채는 그냥 패스하겠습니다.
(5) 배당 & 배당을 빠짐없이 주는가?
배당이 없으므로 넘어가겠습니다.
(6) 장부가치
2022-07-22 현재 PBR이 1.3 정도이므로 장부가치가 시장가치 대비 저평가되어있진 않습니다. 다만, PBR 밴드를 확인해보면 '21년 이전 대비 레벨이 한단계 올라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FC-BGA 증설 붐에 따른 MSB 수혜가 확인됨에 따라 평가 밴드가 상향 조정되었기 때문입니다. PBR 1.73 까지 터치한 적이 있었군요.

(7) 숨은 자산
덕산넵코어스의 지분가치는 나로호 발사 성공에도 불구하고 '21년 3월 당시 인수가격 372억원을 그대로 반영하겠습니다. (총 기업가치 620억원)
덕산네오룩스의 지분가치는 2022-07-22 기준 시총 8천억원 * 지분율 37% * 상장사 할인율 50% = 1,480억원 입니다.
덕산넵코어스 + 덕산네오룩스 지분가치 = 1,852억원 입니다. 여기에는 솔더볼 원재료인 주석 사업을 하는 미얀마 법인 가치(총 자산 406억원, 자기자본 95억원)는 반영되어있지 않습니다.
2022-07-22 기준 덕산하이메탈 시총이 3,500억원이니 상기 지분가치 1,852억원을 차감하고 나면 1,648억원 입니다. 지금 덕산하이메탈 주식을 사면 본업을 1,648억원에 사들일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영업이익이 200억원 내외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니 저렴해보이는군요. 참고로 덕산네오룩스는 관계기업이라 연결로 잡히진 않고 관계기업투자손익으로 영업이익에 반영됩니다.
(8) 현금흐름
여기까지만 보면 이렇게 싸고 전망도 좋은데 왜 주가는 더 안가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FCF가 안좋았습니다.

한창 투자를 해야하니 현금흐름이 좋을 순 없겠지만, 지난 수년간 음수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증설로 인하여 수년간 음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FCF가 좋아진다면 주가 레벨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9) 재고
재고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과 함께 보겠습니다.

매출이 잘 늘어나고 있고 재고는 '21년에 많이 늘어났군요. 이건 뭐 앞으로 업황이 좋아서 많이 쟁여놓는 걸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현금회전일수가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버틀러의 도움을 빌려 확인해보지요. 이 또한 별도 기준 입니다. 업황이 좋고 매출도 늘고 다 좋은데 왜 현금 회전이 안좋아질까요? 이러한 불확실성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10) 연금제도
그냥 넘어갑니다.
(11) 성장률
원가 관리를 위하여 미얀마 법인을 통해 원재료인 주석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주석 가격이 고공행진할 때도 이 방법으로 원가 통제를 성공적으로 했었는데, 지금은 주석 가격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아마도 원재료 가격이 수익성을 훼손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MSB 판매는 잘 되고 있고, 일반 솔더볼 대비 수익성이 좋으므로 이익도 올라갈 것입니다. 증설이 끝나고 나도 수익성이 지켜지겠느냐? 고 물어본다면, FC-BGA 증설 물량이 워낙 어마어마해서 꽤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로 답변할 수 있겠습니다. FC-BGA 증설이 과잉이라면, 덕산하이메탈은 더 좋습니다. 금광을 캐러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오면 삽과 곡괭이를 파는 사람은 더 즐거운 법이지요.
오랜만에 피터린치 책을 보다가 정리를 좀 해놔야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덕산하이메탈 얘기까지 하게 되었네요. 분석 방법론에 참고하시기 바라며, 보완사항이 있으면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