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선재는 아크용접봉 스테디셀러 CR-13의 하드캐리와 강력한 판관비 통제로 20%를 상회하는 OPM을 자랑하는 회사였습니다. 개당 판매가격이 낮고 사용처도 건설, 기계, 자동차, 조선, 플랜트 등 폭넓게 분산되어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시 판가에 바로 바로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왔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선재도 수익성이 조금씩 조금씩 후퇴하는듯 하더니 4Q21, 그리고 1Q22 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네요.
작년 주담 통화에서 "네이버에서 용접봉 검색하면 중국산이 많이 보이는데 괜찮은 거 맞나요? 중국 건설경기 다운되서 안팔리는 물량 우리나라에 덤핑으로 풀면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물어보니 "안그래도 그거 때문에 좀 힘드네요. 저희도 좀 걱정하고 있습니다." 라고 답변한 게 기억납니다. 딱히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지요.
손익계산서 한 번 보겠습니다.
조선선재는 아크용접봉과 솔리드와이어가 주력 제품이기 때문에 조선보다는 건설, 자동차, 기계 쪽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매출액이 왜 감소했을까 생각해보면, 건설쪽은 그렇다 치고 자동차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이 있는 상황이니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품 사용처가 넓다보니 YoY 10% 감소는 오히려 선방한 거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중요한 건 매출원가는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 입니다.
원재료를 갑 오브 갑 포스코한테서 받아오다보니 가격이 거의 20~30% 상승했습니다. 그래도 매출과 비교해보면 이 상승폭의 절반 이상을 판가에 전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금융비용이 대폭 상승한 게 보이는데, 이건 외화환산손실 이라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외화환산손실은 환율로 인해 발생하는 평가손실 개념입니다. 미실현손실이고, 금융수익 쪽에는 이보다 더 큰 금액의 외화환산이익이 있어 상계 효과가 생깁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판가 전가력이 약해진 기업에 투자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생기는 지점입니다. 조선선재의 체력이 약해진 원인이 중국 용접봉 때문이라면, 중국이 용접봉 수출을 다시 내수로 돌릴만한 이벤트가 생길 경우 예전의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이벤트는 중국의 인프라, 건설 투자 확대에 해당되겠지요.
중국 실업률 상승에 따른 정치적 필요성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인프라, 건설 경기 펌핑이 점점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조선선재의 수익성도 점점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중국 이외의 국가들은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지점이다 보니 중국 혼자 무리하게 경기 부양에 나설까? 용접봉을 내수에서 충분히 소화할만큼 부양을 할까? 라는 의구심도 생깁니다.
여전히 10%를 상회하는 OPM을 보이는 기업이지만, 예전처럼 든든한 느낌은 아니군요.
그 다음은 CS홀딩스 입니다. 조선선재는 훑어봤으니 조선선재온산을 볼 차례입니다.
선박건조 시 많이 사용하는 플럭스코어드 용접재료나 원전, 플랜트 등에 사용하는 TIG, MIG 용접봉은 대부분 조선선재온산에서 만듭니다. 그러나 이 쪽 제품군은 현대종합금속 대비 (조선선재와 합쳐서 본다해도) 매출 규모에서 밀리고 고려용접봉 대비 수익성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CR-13 라는 상징적인 제품을 가진 조선선재와는 달리 포지션이 좀 애매합니다.
CS홀딩스의 연결재무제표 주석을 보겠습니다.
조선선재온산의 1Q22 당기순이익률은 1.96% 로 1Q21의 0.17% 보다 나아졌습니다만,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률은 3.30% 였습니다. 4Q21에는 1.54% 였기에 QoQ로 보면 나아졌구나... 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절대 레벨이 너무 낮습니다. 고려용접봉(4Q21부터 지주회사 키스웰홀딩스와 사업회사 고려용접봉으로 분할되어 매출 사이즈가 작아졌습니다)의 4Q21 당기순이익률이 4.1% 정도 였음을 감안하면 제품 경쟁력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해보게 됩니다.
플랜트 수주가 활발해지면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지만 용접봉 이외에도 투자 대안이 꽤 많이 있다는 점이 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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