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확대라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어 건자재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재료 가격 인상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이를 제품 판매가격에 전가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수요업체의 저항도 거센 상황입니다. 시멘트의 경우도 그러해서, 상당폭의 가격 인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이 대체로 별로였습니다. 시멘트와 철강 자재가 주원료인 PHC파일 업체도 원가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요.
이에 따라 삼일씨엔에스의 1Q22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연결이나 별도나 실적 차이가 크지 않으니 별도 재무제표를 보겠습니다.
매출이 22억원 정도 늘어났고 매출원가는 80억원 정도 늘어났습니다. 1Q22 GPM이 8.3%로 YoY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 입니다. 경쟁사 동양파일은 어떤지 보겠습니다.
여긴 매출까지 감소했네요. 1Q22 GPM이 18.8% 이고 전년 동기 28.1% 였습니다. 수치로는 삼일씨엔에스보다 낫습니다만 상황이 좋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영위하는 사업 부문과 밸류에이션에 차이가 있으니까요.
삼일씨엔에스의 사업 부문은 PHC파일, PC(Precast Concrete; 공장에서 건축물의 일부 구성물을 콘크리트로 만든 제품), 스틸 사업(교량 및 특수 구조물)으로 나뉩니다. 매출 비중은 해마다 다른데, 1Q22에는 PHC파일 + PC 사업 부문이 매출의 약 80%를 차지했습니다. 동양파일의 경우 100% PHC파일 입니다.
PHC파일 가격은 1Q22 기준 톤당 13만원으로 '21년 12.8만원 대비 조금 올랐습니다.
그런데 주원료인 시멘트 가격은 1Q22 kg당 93원으로, '21년 78.5원 대비 꽤 많이 올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PHC파일 업체가 모여 원재료 가격 상승을 사유로 가격을 톤당 14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려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삼일씨엔에스와 동양파일 모두 실적이 좋았던 '14~16년 시기에 PHC파일 가격은 톤당 13.5만원 수준이었습니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204271057148800817
PHC파일, 전년比 원가 40% 급등...“이러다 죽겠다”
www.dnews.co.kr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PHC파일 가격 상승률은 그에 못미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이에 대한 힌트는 상기의 뉴스 기사 안에 들어있습니다. 원재료 종류별 가격 상승률이 달랐고, 각각의 생산원가 상 비중이 다르며, 전체 생산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 정도이기 때문에 제품가격을 저 정도 인상하면 마진율 보전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건설업계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하며, 만약 가격이 인상된다면 바로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잘 되었으면 좋겠군요.
그럼 이제 삼일씨엔에스의 매출원가를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매출원가 세부내역 중에 크게 늘어난 건 재고자산의 변동과 기타비용 입니다. 보다시피 원재료 금액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재고자산의 변동을 먼저 체크해보죠.
재고자산의 변동 = 기초재고 - 기말재고
재고자산의 변동이 (+) 값이라면, 기초재고가 기말재고보다 더 많다는 의미이므로 당기 제조금액보다 당기 판매금액이 더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수량 개념으로 예를 들면, 만약 기초재고가 100 이고 당기 제조물량이 30 이었는데 기말재고가 50 이라면, 당기에 판매한 수량은 (기초재고 100 + 당기 제조물량 30 - 기말재고 50) = 80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당기에 30개 만들었는데 80개 팔았다면, 당기 제조물량보다 더 많이 판매한 것이고, 당기 제조물량을 초과한 판매물량 50개는 재고에서 꺼내다가 판매한 것이므로 기말재고는 기초재고 대비 감소합니다.
매출원가 = 기초재고 + 당기 제조원가 - 기말재고 = 당기 제조원가 + (기초재고 - 기말재고)
= 당기 제조원가 + 재고자산의 변동
위 산식에 따라 재고자산의 변동이 (+) 값을 가지고, 그 값이 커질수록 매출원가는 증가합니다. 매출원가에서 재고자산의 변동은 YoY 19억원 증가했으니 그만큼 매출원가가 증가한 겁니다.
한편, 사용된 원재료는 YoY 9억원 증가했습니다. 1Q21 기준 사용된 원재료가 188억원이었으니 YoY 9억원 증가는 비율로 따지면 5% 정도 늘어난 수치 입니다. 시멘트 등의 원재료 가격은 20% 정도 올랐었는데 어째서 사용된 원재료는 이거 밖에 안올랐을까요? 생산량을 확인해봤습니다.
1Q22 기준 파일 생산량이 YoY 10% 정도 증가했습니다. 생산량이 증가했는데 사용된 원재료는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하니 원가 기준을 확인해봐야 할텐데 안타깝게도 주석 상에서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동양파일의 경우 이동평균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하니 삼일씨엔에스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까 하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원재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옛날의 재고자산 단가가 현재의 원가에 일부 섞여들어갈테니 비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겠지요. (물론, 원재료 가격 하락기에는 그 반대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번에는 매출원가상 기타비용 89억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이게 1Q22 매출원가에서 가장 큰 문제 입니다. YoY 47억원이나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거만 없어도 적자를 면했겠지요. 아쉽게도 이에 대한 설명이 주석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주담에게 문의해보니 PC 관련 운반비, 기타 등 PC 사업 관련 애매한 비용을 기타비용 계정으로 처리했다고 합니다. 운반비 항목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왜 굳이 따로 빼서 기타비용으로 처리했는지, 이게 1회성 비용인지 더 확인해봐야 하는데 회의시간에 쫓겨서^^ 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굳이 기타비용으로 별도 처리했다는 점과 금액이 유독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1회성 비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 삼아 PC 제품의 생김새를 보겠습니다.
저 크고 무거운 제품을 만들고, 운반하고, 설치하는 과정에는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수없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다음 분기에도 기타비용이 많이 생길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기타비용이 없어진다 해도 원재료 사용금액이 QoQ 증가할 것이므로, PHC파일 가격이 인상되어야 유의미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분기에는 가격도 인상하고 착공 물량도 증가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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