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모바일 등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소비재 수요 둔화가 진행 중이지만, OLED 로의 전환이라는 방향성은 그대로 이며, 이에 따라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OLED 소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려운 소재 이야기를 키움증권의 "한 권으로 끝내는 OLED 소재 기초설명서" (2021-09-09) 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OLED 소재의 구성
OLED는 전기를 가하면 빛을 내는 유기물질 입니다. 빛을 내는 원리를 단순화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OLED에 전자와 정공을 주입합니다. 이들은 각각의 수송층의 도움을 받아 발광층으로 향합니다.
2. 발광층에서 전자와 정공이 만나 결합체인 "여기자(exciton)"가 되고, 여기자 속 전자는 에너지를 얻어 불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3. 전자는 안정한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어 불안정한 상태에서 원래의 안정한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4. 상기 3의 과정에서 전자가 얻었던 에너지는 빛의 형태로 외부에 발산됩니다.
위 과정에서 나오는 발광층(EML), 전자수송층(ETL), 정공수송층(HTL) 등을 만드는데 서로 다른 소재가 들어갑니다. 이들 용어를 기억해야 다음 내용과 연결하기 쉽습니다.

EML은 빨간색(Red), 녹색(Green), 파란색(Blue) 부분으로 구성되며, 이들 부분은 빛을 낼 때 형광 소재 또는 인광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로 R, G는 효율이 좋은 인광 소재를 주로 사용하고 B는 효율이 떨어지는 형광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에 따라 B 부분은 R, G 대비 발광 효율이 낮고 수명도 짧습니다.
EML의 R, G, B 부분을 다시 세분화하면, 각 색상별 호스트와 도펀트로 구성됩니다. 호스트는 여기자가 잘 생성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도펀트는 OLED 발광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소재입니다.
R, G 인광 호스트는 CBP, 형광 호스트는 Alq3을 재료로 사용하며, 각각의 그램당 가격은 124달러, 45달러 입니다. 그런데 B 형광 호스트에 사용되는 재료 DPVBi는 그램당 가격이 307달러 입니다.
도펀트는 중요한 소재이나 호스트와 섞을 때 비중 10% 미만의 소량으로만 사용되며, G 도펀트의 경우 그램당 가격이 728 ~ 1,260 달러 입니다. 가격폭이 너무 넓은 거 같군요.


위에 있는 OLED 소재 구조 그림을 보면 EML을 이루는 색상별 호스트와 도펀트의 결합체 밑에 색상별 프라임이 깔려있는 게 보입니다. 프라임 소재는 EML과 HTL 사이에 위치하며 EML에 들어온 전자가 밖으로 못나가게 저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정공이 EML 밖으로 못나가게 막는 역할은 a-ETL이 수행합니다. a-ETL은 EML과 ETL 사이에 위치하며, B 소재의 발광 효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효율이 떨어지는 형광 소재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하는데 이러한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위의 그림을 보면 HTL이 ETL 대비 두께가 더 두꺼운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OLED 에서는 (반도체와는 반대로) 정공의 이동 속도가 전자보다 더 빨라 발광 효율을 감소시킬 수 있어 이러한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함입니다.
이제 서플라이 체인을 확인해보겠습니다. 각 소재별로 소수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는데, ETL 소재를 다루는 국내업체는 피엔에이치테크(듀퐁과 협업)와 덕산네오룩스가 있습니다. 피엔에이치테크는 LGD 향이고, 덕산네오룩스는 삼성디스플레이 향 입니다.
값 비싼 R 도펀트와 G 도펀트는 Universal Display가 독점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인광 소재 관련 특허만 5천여개를 가지고 있어 매출의 40% 가량이 로열티 라고 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로열티를 따박따박 내고 있다고 하네요. 미국 증시에서 티커도 OLED 이니 업계내 위상이 대단한가 봅니다.

| 퀀텀닷, OLED 하고는 다른 소재
퀀텀닷(QD)은 초미세 반도체 입자로 전류를 받으면 OLED 처럼 자체적으로 빛을 냅니다. 다만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른 길이의 빛 파장이 발생되어 나타내는 색이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R, G, B 중 R이 빛 파장이 가장 길어 빛을 낼 때 필요한 에너지가 적고, B로 갈수록 빛 파장이 짧아져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파란색을 구현하려면 안정성과 수명을 조율해야 하는 관계로 기술적인 어려움이 생깁니다. 파란색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들고 돈 되는 일인 줄은 몰랐습니다 :)
QD 소재는 입자 크기를 달리하면 다른 색상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OLED 처럼 색상별로 공급업체가 달라지는 현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QD 소자는 한솔케미칼, QD 시트는 미래나노텍, QD-OLED용 QD 잉크는 삼성SDI가 취급하는 등 서플라이 체인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 발광 소재 이외의 주요 소재
1) PDL과 Black PDL : 덕산네오룩스
PDL은 EML의 R, G, B 가 서로 섞이지 않게 하는 경계선 역할을 합니다. 폴리이미드(PI)로 만드는데, 이게 도레이첨단소재 독점이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연간 1,000~1,500억원 어치 물량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덕산네오룩스가 Black PDL을 만들었습니다. 이게 색깔이 진짜로 검정색이라 OLED 편광판 역할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OLED 편광판은 햇빛이 OLED 패널에 들어오는 걸 막아서 화면이 더 잘 보이도록 만들어주는데, Black PDL을 넣으면서 편광판을 제거함으로써 편광판 관련 전력 소모량을 아끼고 패널 두께도 더 얇게 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이 제품이 무편광(POL-less) OLED 패널 입니다.

2) FPCB : 비에이치
FPCB(Flexible Printed Circuit Board)란 구부려지는 PCB 입니다. PCB는 전자제품 안에 있는 수많은 부품들이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전자회로 기판 입니다. 일반적인 PCB는 구부려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과 같은 작은 전자제품에는 작거나 구부려지거나 하는 FPCB 가 들어갑니다. 비에이치가 삼성디스플레이 향으로 이 제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3) FCCL, 커버레이 : 이녹스첨단소재
위에서 다룬 FPCB를 만들 때 기판의 소재는 폴리이미드(Polyimide; PI) 필름과 동박 등이 있습니다. PI 필름에 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에 동박을 붙인 것을 FCCL(Flexible Copper Clad Laminate)라고 합니다. 한편, PI 필름에 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에 얇은 막을 붙여 만든 필름을 커버레이(Coverlay)라고 합니다. 커버레이는 회로가 형성된 FCCL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녹스첨단소재가 제조하고 있으며, 매출처는 다변화되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 필름 : PI첨단소재
위에서 다룬 PI 필름은 PI첨단소재에서 취급하고 있지요. 적용되는 산업군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 리포트 내용을 그대로 읽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정리는 여기까지 입니다. 위에서 다룬 업체들은 이러저러한 사정을 다 감안해도 현재 밸류에이션이 싼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상향 하는 산업군의 사이클 진폭을 관찰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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